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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2009년 09월 2009년 08월 more... |
요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책 '신' 1권을 읽고 있습니다. 매일 영상매체만 접하다보니 상상력과 표현력이 고갈되는 것 같아 소설책을 다시 보기로 했죠. 어제 집에 가면서 읽은 내용 중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어 타이핑의 압박과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함께 공유해볼까 합니다.(스크롤 압박을 느끼시는 분들은 굵은 글씨만 보셔도 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신이 되기 위해 교육을 받는 신후보생이 된 주인공은 예전에는 정치,사회,문화,경제적으로 번영했지만 이제는 몰락해버린 지구17호 라는 행성을 다시 한번 부흥시켜보라는 과제를 받습니다. 주인공은 행성 원주민들을 관찰하던 중 나이든 노파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 행성이 몰락하게 되었는지 다음과 같이 설명을 해줍니다. (전략) 옛날에는..... 문명이 <민주적>이어서 백여 개의 나라들이 평화롭게 살았지. 그러다가 배타와 금기에 바탕을 둔 종교를 신봉하는 몇몇 국가가 한통속이 되어, 민주적인 가치를 억압하고 자기네 종교의 교리를 강요하기 시작했어.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금하는 사람들>이라고 불렀어. 그들은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죽이고 다른 종교의 사원에 불을 지름으로써 세상에 물의를 일으켰지. 그러더니 저희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저희편의 온건한 사람들까지 공격했어. 그들은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폭탄을 설치해서 무수한 사람들을 희생시켰어. 그런데 민주주의자들은 그런 맹목적인 폭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줄 몰랐다는구나. 민주적인 가치들을 존중하면서 폭력에 맞서는 길을 찾지 못했던 거지. 그래서 처음에는 눈을 감고 그냥 모른 체했다는 거야. 그러다가 <금하는 사람들>을 우대해 주면서 달래 보려고 했지. 하지만 <금하는 사람들>은 이런 태도를 그저 나약함의 증거로 여기고 폭력을 더욱 빈번하게 사용했어. <금하는 사람들>이 기세를 올리면 올릴수록, 민주주의자들은 상대편의 살상 행위를 정당화해주려고 애썼어. 상대편이 폭력을 사용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면서, 그 이유를 자기들에게서 찾은 거야. 말하자면 부당하게 매를 맞은 사람이 스스로 맞을 짓을 했다며 반성하는 꼴이었지. <금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자들이나 다른 종교의 신자들에 비해 자신감이 강했어. 그게 그들의 장점이었지. 그들은 자기네 생각이 옳다고 확신했고, 그것을 간단하고 알아듣기 쉬운 말로 설명할 줄 알았어. 다른 사람들이 의심과 복잡한 생각에 빠져 살아가고 있을 때, 그들은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자기네 교리와 가치를 대중에게 강요했어. 민주주의자들은 그런 몽매주의가 얼마 가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지. 과학과 기술이 지배하고 논리와 상식이 통하는 세계에서 그런 것은 곧 사라질 수 밖에 없다고 낙관한 거야. 하지만 사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어. <금하는 사람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따름이었지. 특히 진보에 반대하는 자들 사이로 확산되었지. 가장 가난한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이 운동에 쉽게 휩쓸렸어. 자기들은 가난뱅이로 만든 사회에 대해 복수를 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야. 나중에는 지식인 계층마저 이 운동에 오염되었어. 그 가공할 폭력과 단순한 교리에서 미래를 위한 새로운 계획의 한 형태를 발견한 거지. 민주 국가들은 차례차례 무릎을 꿇고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의 지배를 받게 되었어. 그들에게 정면으로 맞서기는 커녕 재앙을 중단시킬 방안을 놓고 계속 저희끼리 싸워 대기만 했지. 그러니 무슨 방안이 나왔겠어? 이미 도처에서 공포 정치가 횡행하고 있는데도 저항의 마지막 보루에서는 여전히 말싸움을 벌이고 있었지. <금하는 사람들>의 명령은 곧 법이었어. 사람들은 평화를 얻기 위해서 또는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서 자기들의 종교를 버리고, <금하는 사람들>의 도그마를 받아들였어.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순종하고, 남자들은 우두머리에 순종했어. 우두무리에게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어. 자신의 생각을 말하거나 종교가 아닌 다른 것을 통해서 배우거나 자기만의 생각을 갖는 것은 이제 아무도 엄두를 낼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지. 모두가 정해진 시각에 맞춰 끊임없이 기도를 해야만 했어. 기도를 빼먹는 사람들은 이내 이웃에게 들켜서 고발을 당했지. (중략) 종교지도자들은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을 몰아냈어. 종교에 저항하는 새로운 수단들이 발명될까 두려웠던 거지. 지식인이다 싶은 사람들은 모두 붙잡아다가 죽도록 고문을 했어. 체제에 반하는 이론을 전파할 만한 사람들의 씨를 말리려고 했던 거야. 그들은 과학도서를 불태우고 자기들의 작품을 제외한 모든 예술 작품을 파괴했어. 의사들도 숱하게 죽임을 당했어. 주술을 부리는 마법사인 데다가 본질적으로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는게 그 구실이었지. 의사들이 사라지자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어. <금하는 사람들>은 여성 교육과 과학기술과 의술을 금지한 데 이어, 여행과 음악과 텔레비전과 책을 금지했어. 심지어는 새들이 지저귀면 기도 시간을 알리는 노래가 잘 들리지 않을 수 있다면서, 새들의 노래를 금하기까지 했다는 구나. 그들은 자기들 멋대로 역사를 다시 쓰기도 했고,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공개 처형을 의무적으로 보는 것 말고는 오락을 모두 없애 버렸어. 온 세상에 공포가 만연해 있었지. 원문 : 신 제1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2008, p.11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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