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의 악몽

군대를 갔다온 남자라면 으례 꾸는 악몽이 있다. (공익, 산업기능요원 등 제외)


항상 무슨 행정상의 착오를 들어 군대를 다시 갔다오라는 꿈이다. 만기제대했다는 것을 입증하려 발버둥치지만 징집관(?)으로 변신한 선임하사 혹은 행보관은 들은체도 하지 않고 그 악몽의 장소로 나를 데려간다.
그 악몽의 장소는 내가 제대했을때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고, 관물대에 버젓이 내 이름까지 써있다 (ㅠ.ㅠ) 아 젠장... 재수가 좋으면 병장 생활부터 시작이고, 재수가 없으면 신교대부터 다시 굴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 결국 꿈속의 나는 이게 정말이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체념하기 시작하고, 어느덧 주위에 같이 끌려온 옛 전우들과 뺑이치기 시작한다... (이러는 내가 나도 미워...ㅠ.ㅠ)
이게... 정말 꿈인줄 알았다. 근데....



좀 전에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향방작계훈련안내 8/14(화) 09:00 호원교장 복장단정, 시간엄수, 신분증휴대."
아니 대체 이게 머야. 난 이미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 게다가 올해 상반기엔 민방위 훈련까지 갔다왔단 말이다~~!!  이미 2년전에 동대장이 "어이쿠 말년차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 민방위 되시면 교육 잘 받으시구 지역 방위를 위해 힘써주십시오~" 라는 말을 들으면서 6년간의 예비군훈련을 무사히 마쳤다는 자부심에 은근 뿌듯했단 말이다~~!!
결국 문자를 보낸 "상계 7동대"에 전화를 해서 잘 못 보냈다는 걸 확인하기는 했지만 (난 상계동 근처에도 안 산다), 이런 걸 보면 행정상의 착오로 군대에 다시 끌려가란 법이 없다는 걸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by 요다사부 | 2007/08/13 14:47 | Culture & Lif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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